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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사진 =>스크랩/큰바위세상구경

[스크랩] 맛집 여행 ~~떠나볼까요

[맛집] 전주 ‘1박 2일’ 5만원으로 10끼 먹는 식도락 여행

겨울의 정점이다. 학교는 방학을 했고, 직장인들조차 휴가내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때다. 마음 같아선 일본이나 홍콩으로 '식도락 여행'이라도 훌쩍 떠나고 싶다. 그러나 얇은 주머니에 짬내기도 쉽지 없다. 1박 2일 정도로 부담 없으면서도 알차게 떠날 수 있는 식도락여행은 없을까. ‘국내에서 가장 적합한 곳은 전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표를 세워봤다. 이틀간 맛있는 음식 10끼를 맛보며 돈은 5만원 이내에서 해결하는 것. ‘과연 가능할까’반신반의 하며 떠난 여행이었다. 결과는 성공일까, 실패였을까. 결과가 궁금하다면 함께 떠나보자. 글=이상은 기자 [coolj8@joongang.co.kr] 사진=김상선·이상은 기자


AM9
이른 아침부터 승용차를 타고 달렸다. 도착하자마자 메스꺼운 속을 부여잡고 콩나물국밥집으로 향한다. '왱이집', '현대옥' 등 전주엔 유명한 콩나물해장국집이 몇 개 있지만 이번엔‘삼백집’이다. ‘1947년 생겼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삼백집’의 가장 큰 특징은 날달걀을 깨뜨려 넣는다는 것. 뚝배기 속 보글보글 끓는 콩나물국밥 속엔 깨와 고춧가루, 아삭아삭한 콩나물도 듬뿍 들었다. 먼저 나온 달걀프라이를 먹고 콩나물국밥을 잘 저어 먹었다. 뜨거운 콩나물국밥 한 그릇에 속이 확 풀린다. 4500원. 완산구 고사동. 063-284-2227.

AM11
국수가 무한리필인‘이연국수’를 찾았다. 겉모습부터 심상치 않다. ‘가볍게 먹고 몸을 많이 써야 장수한대요. 하루 한 끼는 가볍게 드세요’부터 ‘개운한 멸치국수 한 그릇에 작은 행복이 담겨 있어요. 검소하고 담백한 당신을 사랑합니다’까지 독특한 글귀의 현수막이 붙었다. 가게 안에도‘내면이 멋진 사람들이 오는 곳입니다’등의 벽보가 다닥다닥 붙었다. 잔치국수가 양은 냄비에 담겨 나왔다. 깔끔한 멸치 육수와 가는 면에 호박, 당근, 파가 올려 나온다. 개운하고 깔끔한 맛. “정말 면과 국물 모두 무한리필이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2900원. 덕진구 인후동. 063-242-0036.

PM2
배가 채 꺼지기 전이지만, 고사동 극장 거리의‘황산 항아리수제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4000원 짜리 항아리수제비 한 그릇을 시키니 팥죽과 보리밥이 따라 나온다. 두 가지 모두 무한리필. 직접 반죽한 수제비가 쫄깃쫄깃하다. 항아리 수제비 외에도 인삼 돈가스, 인삼 갈비탕 등 독특한 메뉴가 많다. 송석기(53)사장은 “형님이 금산에서 인삼밭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에 오면 도전해봐야겠다. 063-284-3074.

PM5
가게는 허름하지만 ‘내공은 상당한 곳’이라고 들었다. 무뚝뚝해 보이는 주인 할머니가 내민 떡볶이. 진한 자줏빛을 띄고 있다. 할머니는“양파와 대파를 푹 우려 육수로 쓰고 김제 신품종 쌀로 만든 떡만 쓴다”고 말한다. 가게 벽면엔 ‘사주 봐 드립니다’라는 글귀도 붙어있다. 할머니는“예약을 하면 무료로 봐준다”고 한다. 예약을 하지 않은 관계로 사주는 다음 기회에. 2500원. 완산구 고사동. 063-231-7367.

PM8
'전국 최초의 야식집'으로 소문난 '오원집'을 찾았다. 주인 부부가 연탄불 위에서 고추장 삼겹살을 굽고 있었다. 매콤하고 맛있는 냄새가 꽉 찼다. 주인 할머니는 “1984년부터 실내 포장마차 식으로 운영하며 야식을 팔아왔다”고 말한다. 고추장 삼겹살은 연탄불에 구워 기름기가 쭉 빠졌다. 양파와 마늘로 양념해 잡냄새도 나지 않는다. 1인분에 7000원. 완산구 태평동 중앙시장 근처. 063-275-1123.

PM10
‘가맥’을 아는가. ‘가맥’은 가게 맥주의 약자다. 슈퍼마켓에서 마시는 맥주의 맛. 전주에서의 아쉬운 밤은 가맥의 원조라 불리는‘전일슈퍼’에서 보내기로 했다. 주인 할머니가 연탄불에 황태를 통째로 굽고 있었다. 전일슈퍼의 인기 안주가 바로 이 황태구이. 시원한 병맥주와 어울린다. 먹으면 먹을수록 중독성이 느껴지는 황태구이의 비밀은 바로 소스. 진하게 졸인 간장에 송송 썬 고추와 깨를 넣다. 8000원 짜리 황태구이 1마리를 안주 삼아 2000원 짜리 500mL 병맥주를 마셨다. 완산구 경원동. 063-284-0793.


다음날 AM9
술 마신 다음날은 짬뽕이다. “홍합 50개를 쌓아주는 짬뽕집이 있다”는 말을 듣고‘계수나무’로 향했다. 전주의 오래된 서점 ‘홍지서림’뒷골목이다. 메뉴판을 보니 자장이 7가지, 짬뽕이 12가지다. 왕갈비해물자장면·전복조개짬뽕 등 재미있는 메뉴들 중에서도 단연 인기는 5000원짜리 해물홍합짬뽕. 기름기 없는 국물이 시원하다. 이은모(47) 사장은 “고추기름을 쓰지 않고 황태와 다시마로 국물을 우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홍합만 건져 먹어도 배가 불렀지만 면까지 싹싹 비웠다. 완산구 경원동. 063-283-5232.

AM11
특별한 간식을 맛보려고 전주고 앞 오래된 찐빵집에 들렀다. ‘백일홍 찐빵’이라는 간판이 너무 작아 추운 날씨에 한참을 헤매야 했다. 들어서니 부부와 아들이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다. 솥에 든 뜨거운 찐빵을 꺼내준다. 우리가 흔히 보는 찐빵의 반 정도 크기. 그런데 맛도 새롭다. 밀가루 피가 굉장히 얇다. 대신 속에 단팥이 꽉 차 있다. 쫀득쫀득한 반죽과 꽉 찬 팥이 자아내는 환상의 조화에, 한 자리에서 8개를 모두 먹어버렸다. 장선기(54)사장은 “70년 된 맛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팥을 직접 사서 앙금과 반죽 모두 우리 가족 손으로 만든다”고 했다. 8개에 3000원. 완산구 경원동. 063-286-3697.

PM3
전주 사람들은 비빔밥집보다 더 자주 간다는 그곳이‘반야돌솥밥’이다. 원래 남부시장 근처에 있던‘반야돌솥밥’이 신도청 근처로 이사를 했다. 반찬이 먼저 나왔다. 석쇠에 구운 더덕구이와 고구마 소박이가 포인트. 돌솥밥엔 은행·밤·당근·표고버섯·옥수수·검은 콩이 수북이 쌓이고 가운데 날달걀 하나가‘톡’앉았다. 간장양념장을 세 숟갈 붓고 비벼 먹어봤다. 고소하다. 직접 만든 숭늉도 나온다. 7000원. 완산구 효자동. 063-278-3003.

PM6
‘5만원으로 10끼 먹기’전주 체험은 특이한 칼국수로 마무리했다. 성심여고 근처의 34년 된 분식집 ‘베테랑 칼국수’. 이름은 칼국수지만 면이 동글동글하다. 김향임(59) 사장은 “퍼지지 않게 하려고 면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걀·들깨가루·김가루·고춧가루를 잔뜩 푼 걸쭉하고 구수한 맛만은 그대로라는 것. 근처 성심여고 학생들부터 나이든 단골까지 바글바글했다. 칼국수 한 그릇에 4000원. 완산구 교동에 있으며 전화는 063-285-9898.

총평
지난 10끼에 대한 만족감에 배를 두드리며 나왔다. 이틀 동안 10끼 먹으며 쓴 돈은 정확하게 4만9900원. 100원이 남았네. 맛 까지 따져봐도 대성공이다. 그러나 커진 위와 늘어난 뱃살이 큰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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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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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큰바위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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